3가지 기본 영상 스케일링 방식과 시청자 경험

3가지 기본적인 영상 스케일링 방법 아나몰픽(Anamorphic), 레터박스(Letterbox), 크롭(Crop)의 차이를 정리하고, 잘못된 화면 비율이 시청자에게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본다.

방송시스템에서 영상 콘텐츠 화면크기를 변경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 중 하나이다. 특히 끝나지 않은과거, HD(High Definition) 전환기에는, 기존의 SD콘텐츠를 HD채널에 사용하기 위해 업스케일링/업컨버팅(Up-scaling/Up-Converting)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어느 정도 HD 방송이 보편화된 요즘에는, HD신호를 SD시스템에서 사용하기 위해 다운스케일링/다운컨버팅(Down-scaling/Down-converting)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UHD 컨텐츠를 HD 규격으로 업컨버팅하는 경우도 있다.

전통적인 TV방송뿐만 아니라 OTT(Over-The-Top) 영역에서도 화면의 크기를 변경하는 기능은 필요하다. 고화질 원본 스트림을 사용자의 네트워크 환경에 적합한 저 비트레이트의 스트림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화질과 크기를 낮춘다던가, 사용자 기기의 규격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크기의 화면에 맞도록 콘텐츠의 크기를 변경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상의 화면 크기를 조정하는 기술은 오히려 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스케일링 방법

영상의 크기를 변경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각각의 방식이 어떤 방법을 사용해 영상의 크기를 조정하는지 GrassValley XVP-1801 비디오 프로세서 (이하 1801)의 설정 화면과 함께 알아보겠다. 이 장비는 비디오 인프라 장비 중 하나로, HD-SDI 신호를 입력받아 여러 가지 처리를 해 주는 장비이다. 독자제위께서는 설정화면의 모든 부분을 다 볼 필요는 없고, InputOutput에서 보이는 그림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면 되시겠다.

아나몰픽(Anamorphic)

아나몰픽은 흔히 스트레치(Stretch) 방식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방법은 원본 종횡비를 유지하지 않고, 무조건 설정한 해상도에 맞게끔 가로와 세로를 늘리거나 줄여서 출력한다.

Grass Valley XVP-1801 Anamorphic
아나몰픽의 예

1801의 설정화면을 보면 1920×1080 16:9 HD 화면에서는 정사각형과 동그란 원이었던 도형들이 720×480 4:3 SD 화면으로 축소되면서 좌우가 눌린, 세로의 비율이 더 늘어난 모습으로 변형된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반대의 경우라면 좌우가 더 넓어져 가로의 비율이 더 늘어난 모습으로 변형 될 것이다.

PC나 모바일기기에서 동영상을 시청할 때, 전체화면 모드를 선택하면 대부분의 동영상 플레이어들은 아나몰픽 방식으로 화면을 조정한다. 화면이 왜곡되긴 하지만, 기기의 전체 디스플레이를 채우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해상도를 가진 디바이스가 존재하는 모바일 환경에서는 매우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레터박스(Letterbox)

원본 영상의 종횡비를 유지하면서 디스플레이의 크기에 맞추는 방식으로, 남는 영역을 검은색으로 채운다.

Grass Valley XVP-1801 Letter box
레터박스의 예

1801의 설정화면을 보면, 출력 화면의 원과 사각형이 왜곡 없이 입력화면과 동일한 비율로 표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도형의 크기는 줄어들었다.)

영화관 등에서도 상영관의 스크린 영화와 맞지 않는 경우 레터박스 방식으로 화면 비율을 맞춘다. 화질 손상과 화면 왜곡이 없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작을 경우, 사용되지 않는 영역이 많아 가뜩이나 작은 화면이 더 작고 답답하게 보이게 된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국내에서 HD 전환이 한참 이루어지던 시절, 레터박스 방식으로 스케일링한 채널들의 방송화면이 작게 나온다는 민원이 자주 발생하곤 했다. (플랫폼이나 TV제조사에 문의하시라구요 ㅜㅜ)

크롭(Crop)

화면의 상하 또는 좌우 일부를 잘라내어 디스플레이의 종횡비에 맞추는 방식으로, 화면에 표시되지 않는 부분을 그냥 날려버리는 방식이다.

Grass Valley XVP-1801 Crop
크롭의 예

1801의 설정화면을 보면 입력신호 부분의 좌우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크롭 영역이 보인다. 이 크롭 영역을 무시해 버리는 방법이다. 왜곡 없이 꽉 찬 화면을 제공할 수 있어 방송이나 광고 영상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시청자가 놓치는 부분이 생겨난다. (예전에 이렇게 숨겨진 1인치를 보여줄 수 있다는 TV 제품도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크롭 때문은 아니었지만..)

굳이 알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가?

현대의 방송환경에서 스케일링 방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기 쉽다. SD에서 HD로 넘어갈 당시에는 달라지는 화면 비율을 고민해야 했으나 UHD(Ultra High Definition) 및 8K시스템은 동일한 비율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크롭이나 레터박스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OTT환경 또한,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측 플레이어가 동작할 때 플레이어의 화면에 맞게끔 자동으로 스케일링 동작을 수행한다. 때문에 굳이 스케일링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 필요가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콘텐츠를 제작하고 기획거나, 송출하고 전송하는 엔지니어라면 그 방법와 의미 및 영향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시청자의 피로감으로 인한 이탈

잘못된 화면 비율의 부정적 영향(Sander Nizni, 2007)등의 연구에 따르면, 화면이 왜곡되는 정도가 커질수록 시청자에게 피로감, 두통, 정서적 불편감 등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왜곡비율이 낮더라도 집중력과 인지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시청 경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결국, 시청자 이탈이라고 하는 현실적인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부가 요소의 시인성

화면에 자막이 번인(Burn-in, 화면의 그래픽 요소로 포함되어 있는 것)되어 포함되어 있거나 각종 고지를 위한 글자들이 존재하는 경우, 스케일링 방법에 따라 전체 콘텐츠의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다. 크롭을 사용해서 해당 내용이 사라져 버리거나, 잘못된 비율 조정으로 내용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다중 플랫폼 대응

아무리 최종 클라이언트가 디스플레이 이미지를 제어한다고는 하지만, 입력받는 소스의 품질을 넘어설 수 없다. 때문에 각 플랫폼에 적합한 스케일링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고정 적응형 비트레이트를 통해 유동적으로 해상도와 비율을 바꿔가며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OTT 환경이라면 스케일링은 단순 변환이 아닌, 시청 경험 최적화를 위해 고려해야만 하는 중요 팩터 중 하나이다.

마무리

제작자와 엔지니어 및 기획자는 플랫폼과 기기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스케일링 방식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OTT 환경에서는 네트워크 상황과 기기 해상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해상도와 비율을 조절하는 전략이 시청 경험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고로, 영상의 크기 조정은 생각보다 신중한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문제임과 동시에, 시청자 만족도와 서비스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독자제위께서 기억해 주시기를 바라는 바이다.

요약 및 FAQ

아나몰픽(Anamorphic) 방식이란?
원본 영상의 비율을 무시하고 설정된 크기에 맞추는 방삭
레터박스(Letterbox) 방식이란?
원본 영상의 비율은 유지해 확대 또는 축소하고, 남는 영역은 블랙으로 채우는 것
크롭(Crop) 방식이란?
원본 영상의 설정된 크기만을 사용하는 방식. 잘려나가는 부분이 생긴다.
SD 해상도는?
NTSC 시스템은 720 x 480, PAL 시스템은 720 x 576 이다.
HD 해상도는?
보통 1920 x 1080
UHD 해상도는?
보통 3840 x 2160

1998년 라이브 음향 엔지니어로 시작해 2005년부터 방송 송출 및 미디어 전송 엔지니어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제작 시스템부터 최신 IP 미디어 라스트마일 환경까지, 미디어 기술과 정보 통신 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하고 실현시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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