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된 서버를 다시 살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재부팅이다. 하지만 부팅 이후마다 특정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 주어야 한다면, 복구 절차는 길어지고 서비스 중단 시간 또한 늘어난다. 본 글에서는 데비안 리눅스 환경에서 cron.d와 systemd를 이용해 부팅 시 특정 스크립트나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실행하도록 설정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개인용 PC든 서버 시스템이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해결 방법은 재부팅이다. 재부팅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부팅이 완료된 후 서비스를 다시 살리기 위해 명령어를 입력하고 스크립트를 실행해야 한다면, 그 순간부터 복구 시간은 불필요하게 길어진다. 이는 곧 서버 정지 시간의 증가와 서비스 신뢰도 저하,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자의 귀찮음으로 이어진다.
또한 사람이 개입하는 과정에는 언제나 변수가 따른다. 실행 순서를 헷갈리거나 일부 단계를 빠뜨리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운영 환경에서 이러한 작은 차이는 장애의 재발로 이어지기 쉽고, 결국 운영자는 한밤중에도 서버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서 부팅과 동시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구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서버를 껐다 켜는 것만으로도 서비스가 정상 상태로 복구된다면, 운영자는 훨씬 단순하고 안정적인 대응 전략을 가질 수 있다.
(한밤중에 서버가 죽었다는 전화에)
껐다가 켜고, 안 켜지면 전기선 뽑았다가 다시 꼽아~!
데비안 리눅스에서는 이러한 부팅 시 자동 실행을 구현하는 방법으로 전통적인 cron.d 방식과, 현재 표준으로 자리 잡은 systemd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운영 환경을 기준으로, 이 두 가지 접근법 중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그리고 systemd를 이용해 보다 안정적인 자동 실행 구조를 구성하는 방법을 정리해 본다.
cron.d
cron.d는 리눅스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전통적인 자동 실행 방식이다. 보통 반복 스케줄 작업만 관리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reboot 옵션을 사용하면 시스템이 부팅된 후 지정된 명령이나 스크립트를 실행시킬 수 있다.
cron.d를 이용한 자동 실행 등록 방법
cron.d를 편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대 리눅스 시스템에서 가장 안전하게 수정하는 방법은 크론탭을 이용하는 것이다.
eqmaker@debian:~$ crontab -e no crontab for eqmaker - using an empty one Select an editor. To change later, run select-editor again. 1. /bin/nano <---- easiest 2. /usr/bin/vim.tiny Choose 1-2 [1]: 1
crontab -e명령을 실행하면 사용할 에디터를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나오는데, nano와 vim중 익숙한 것을 사용하면 된다.
에디터를 선택한 후 cron 설정 파일을 수정할 수 있게 되는데, 다음과 같이 @reboot 키워드 뒤에 실행할 스크립트나 명령어를 입력해 준다.
# Each task to run has to be defined through a single line # indicating with different fields when the task will be run # and what command to run for the task ...(중략)... # For more information see the manual pages of crontab(5) and cron(8) # # m h dom mon dow command @reboot /path/to/script.sh
마지막으로 변경 내용을 저장하고 에디터에서 빠져나오면 설정이 완료된다. 이제부터 이 시스템은 부팅될 때 마다 /path/to/script.sh를 실행한다.
cron.d의 한계
cron.d의 설정 자체는 매우 간단하며, 별도의 서비스 파일을 작성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이 단순함이 운영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는 점이다. cron 방식의 부팅 자동 실행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 실행 순서 제어 불가
- 재시작 정책 없음
- 실패 여부 확인 불가
예를 들어, 라우터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라면, 최소한 랜카드는 올라온 다음 라우터 프로그램을 기동시켜야 한다. 하지만 cron은 부팅 시퀀스 도중 명령을 만나면 즉시 라우터 프로그램을 실행해버린다. 이때 네트워크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라우터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초기화될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와우자 미디어 서버에서 재생목록을 이용해 라이브 스트림을 생성하도록 요청하는 스크립트가 있을 경우, 미디어 서버 엔진이 완전히 초기화되기 전에 스크립트가 먼저 실행된다면 명령은 무시되고 자동화는 실패하게 된다.
결국 cron.d 방식은 단순한 자동 실행에는 적합하지만, 서비스를 운용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있다. 때문에 이어서 소개할 systemd가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systemd
systemd는 데비안 리눅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현대 리눅스 배포판에서 시스템 리소스와 서비스를 관리하는 표준 도구이다. 단순히 명령만 던지는 cron.d와 달리, systemd는 실행하는 대상을 서비스로 관리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이점을 제공한다.
- 부팅 순서 및 서비스 간 의존성 제어
- 프로세스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및 상태 확인
- 비정상 종료 시 자동 재시작 정책 설정
- 시스템 로그(journald) 관리
즉, ‘언제 실행할 것인가’, ‘무엇이 먼저 준비되어야 하는가’, ‘실패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기 때문에, cron.d 방식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systemd 서비스 유닛
systemd에 대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단순히 실행할 명령어만 한 줄 등록했던 cron.d와 달리, 모든 실행 프로그램을 서비스 유닛(Service Unit)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정의를 담고 있는 파일을 보통 서비스 파일(Service File) 이라 부른다. (현장에서는 이 둘을 혼용해서 부르기도 한다.)
이 서비스 파일에는 실행 시점, 실행하기 전의 조건, 실행할 사용자 권한, 에러 발생 시 재시작 정책까지 설정할 수 있다. 서비스 파일은 보통 /etc/systemd/system/에 위치하며, 다음의 큰 3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 [Unit]섹션 : 이 서비스가 언제, 어떤 조건에서 시작되어야 하는지를 정의한다.
- [Service]섹션 :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실행하고, 실행 중 상태를 어떻게 관리할지를 정의한다.
- [Install]섹션 : 이 서비스를 부팅 시 어떤 실행 단계(target)에 연결할지를 정의한다.
systemd 서비스 파일의 작성 예시
실제로 systemd를 이용해 부팅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예를 살펴보겠다. 아래의 예제는 본 필자가 진행한 프로젝트의 일부분으로, openvpn 을 기동시키는 서비스이다.
/etc/systemd/system/ 디렉토리로 이동해서 vpn213.service라는 파일을 생성하고 아래와 같이 내용을 적어 주었다.
[Unit] Description=VPN213 After=network-online.target [Service] Type=forking PIDFile=/var/run/openvpn-client/vpn213.pid ExecStart=/usr/sbin/openvpn --config /etc/openvpn/client/vpn213.ovpn ExecReload=/bin/kill -HUP $MAINPID Restart=always [Install] WantedBy=multi-user.target
- Description
- 이 서비스 파일을 구분하기 위한 메모이다. 실제 서비스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 After
- 이 프로세스가 실행되는 순서를 지정한다.
network-online.target는 네트워크가 준비된 상태를 의미한다. - Type
- 이 프로세스가 동작하는 모드를 지정한다.
forking는 데몬 모드로 동작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 PIDFile
- 이 데몬을 추적할 PID 파일을 지정한다. openvpn처럼 systemd에게 PID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 경우 사용한다.
- ExecStart
- 실행할 명령어 또는 절대 경로를 포함한 스크립트
- ExecReload
- 서비스를 reload해야할 때 동작
- Restart
- 서비스 프로세스가 종료되었을 때, systemd가 이를 다시 실행할지 여부와 조건
- WantedBy=multi-user.target
- 이 서비스가 시작되는 시점을 지정한다.
multi-user.target는 콘솔과 네트워크가 사용 가능해진 시점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이 서비스 파일은, 다음과 같이 동작하게 된다.
- 부팅이 되어 콘솔과 네트워크의 사용이 가능해 진 시점에 서비스를 활성화 시키고
- 네트워크의 연결이 완료되어 통신이 가능한 상태인 것을 확인한 다음
/usr/sbin/openvpn --config /etc/openvpn/client/%i.ovpn를 백그라운드 (데몬모드)로 실행시킨다.systemctl reload명령으로 설정을 다시 읽을 경우 메인 프로세스에 SIGHUP 신호를 보내, 프로세스를 종료하지 않고 설정을 다시 읽도록 요청한다.- 혹시 서비스가 죽으면 자동으로 재시작한다.
단순히 cron.d를 사용할 때 보다도 더 서비스 환경에 적합한 구성인 것을 알 수 있다.
설정이 끝났다면 다음 명령어를 입력하여 시스템 데몬으로 등록해 준다.sudo systemctl daemon-reload
마지막으로 시스템 서비스로 활성화 해 주면 동작을 시작한다. sudo systemctl enable --now vpn213.service
systemd의 단점
물론 운영 환경의 표준인 systemd도 초보 엔지니어에게는 몇 가지 까다로운 점이 존재한다.
- 엄격한 문법과 경로 규칙 :
cron보다 훨씬 까다롭다. 모든 경로는 반드시 절대 경로여야 하며, 설정 파일의 오타 하나에도 서비스 로드 자체가 거부된다. - 무한 루프(Crash Loop) : 만약 소스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데
Restart=always를 걸어두면, 혼자 무한루프를 돌며 재시작을 시도한다. - 환경 변수 선언 : 사용자의 환경 변수를 자동으로 가져오지 않는다. 필요한 환경 변수는 서비스 파일 내에
Environment=옵션으로 직접 적어주어야 한다. - 디버깅 : 에러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journalctl같은 별도의 명령어를 통해 로그를 확인해야 한다.
결론과 마무리
시스템 부팅 시 특정 프로그램이나 스크립트를 자동으로 실행하도록 설정하는 일은,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단순히 스크립트 하나를 실행하고 끝나는 작업이라면 systemd는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과거의 cron.d 방식이 오히려 더 간결한 선택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운영 환경에서는 “제대로 실행 되었는가?”라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네트워크 준비 여부, 다른 서비스와의 의존 관계, 실행 실패 시의 재시작 여부까지 고려하기 시작하면, cron.d 방식은 구조적으로 한계를 드러낸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systemd를 사용하면, 실행 시점과 조건, 재시작 정책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상태를 추적할 수 있는 근거 또한 함께 남길 수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어느 한 가지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cron.d와 systemd의 성격과 차이를 모두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갖는 것이다. 불필요한 수동 작업과 반복적인 장애 대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운영의 부담은 크게 줄어 들 것이다.